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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2일 토요일

미숙아용 분유를 둘러싼 대규모 소송

6억7천만 달러의 합의, 제품책임은 어디까지 확장되는가

제품의 결함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미숙아용 특수 분유 소송은 제조물책임(Product Liability)이 단순한 배상 문제를 넘어 기업의 제품 전략과 사업 지속성까지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Claims Journal이 Reuters 보도를 인용해 2026년 8월 21일 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Abbott Laboratories는 미숙아용 특수 분유와 괴사성 장염(NEC·Necrotizing Enterocolitis)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소송 일부를 해결하기 위해 6억7,000만 달러 규모의 합의에 동의했습니다.

이번 합의에는 약 2,000명의 청구인을 대리하는 3개 로펌이 참여했습니다. 다만 Abbott는 합의를 선택하면서도 자사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입장을 유지했으며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NEC는 주로 미숙아에게 발생하는 중증 장 질환입니다. 원고들은 우유 기반 미숙아용 분유가 NEC 발생 위험을 높였다고 주장했고, 제조사들은 분유가 질환을 직접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맞섰습니다.

즉, 이 사건의 중요한 특징은 과학적 논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기업의 법적·재무적 손실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4억9,500만 달러의 평결에서 6억7,000만 달러의 합의까지

이번 사태를 키운 중요한 사건은 2024년 일리노이주에서 내려진 배심원 평결입니다.

Margo Gill이 제기한 소송에서 배심원단은 Abbott의 분유가 원고의 딸에게 NEC를 발생시켰다는 주장에 손을 들어주며 4억9,500만 달러의 배상액을 인정했습니다.

2026년 5월 항소법원에서도 이 판결이 유지됐으며 이자를 포함할 경우 Abbott가 부담할 금액은 약 6억 달러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개별 사건에 대한 항소를 계속하는 것과 수많은 유사 소송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함께 계산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사건을 대상으로 한 6억7,000만 달러 규모의 합의가 선택된 것입니다.

문제는 한 건의 소송이 아닙니다

Abbott와 Enfamil 제조사인 Mead Johnson을 상대로 제기된 관련 소송은 약 1,700건에 달합니다. 연방법원 사건 가운데 825건 이상이 시카고 법원에 병합됐으며 여러 주법원에서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Abbott 측이 언급한 잠재적 청구인 규모는 최대 1만2,700명에 이릅니다. 회사는 이 숫자에 중복 청구나 분유 섭취 이전에 NEC가 발생한 사례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더 무서운 것은 하나의 거액 판결보다 이러한 소송의 연쇄성입니다.

하나의 사고가 판례를 만들고, 판례가 새로운 원고를 불러오며, 새로운 소송이 기업의 준비금과 보험한도, 브랜드 가치와 제품 전략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조기업이 주목해야 할 다섯 가지 리스크

첫째, 과학적 불확실성이 법적 안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인과관계에 관한 학계의 논쟁이 끝나지 않았더라도 배심원은 기업의 설명과 경고가 충분했는지를 별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둘째, 경고와 표시 자체가 중요한 리스크관리 수단입니다. 특히 영유아·의약품·의료기기·식품처럼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품은 위험정보의 수집, 검토, 표시, 의료진 및 소비자에 대한 전달 과정까지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셋째, 개별 클레임이 집단적 손실로 발전하는 경로를 관리해야 합니다. 작은 사고 하나를 단순한 고객 불만이나 개별 배상 문제로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유사 사고의 빈도와 공통 원인을 조기에 분석하는 Claims Monitoring 체계가 필요합니다.

넷째, PL보험의 가입금액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제조물책임보험의 보상한도, 자기부담금, 방어비용 처리, Aggregate Limit, 리콜비용, 해외소송 적용 여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미국처럼 배상액이 큰 시장에 제품을 공급한다면 Umbrella 또는 Excess Liability 프로그램도 중요한 검토 대상입니다.

다섯째, 제품책임은 결국 경영 리스크입니다. 거액의 배상금뿐 아니라 소송비용, 보험료 상승, 제품 판매 중단, 유통망 위축, 평판 훼손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고 이후보다 사고 이전이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이 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 제품에는 결함이 없다”는 확신과 “우리 회사에는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판단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제품이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가까울수록 기업은 제조공정만 관리해서는 부족합니다. 연구개발부터 품질관리, 경고와 표시, 이상사례 수집, 클레임 분석, 법률 대응, 보험 프로그램까지 하나의 연결된 위험관리 체계로 바라봐야 합니다.

6억7,000만 달러라는 숫자는 단지 합의금의 크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 하나의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때 그 위험이 법률·재무·평판·보험·사업중단 리스크로 얼마나 빠르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격표에 가깝습니다.


출처
Claims Journal, Abbott to Pay $670 Million to Settle Some Preterm Infant Formula Cases, 2026. 8. 21.
원출처 Reuters / 작성 Dietrich Knauth, 추가 취재 Sneha S K

2026년 1월 24일 토요일

EU 개정 제조물책임법에 대비하자

1월도 어느덧 하순에 접어들었습니다. 새해의 결심은 조금씩 업무계획이 되고, 업무계획은 다시 예산과 책임, 실행 과제로 바뀌는 시기입니다. 연초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해외 시장을 바라보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EU 개정 제조물책임지침, Product Liability Directive, PLD입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분명합니다.
디지털 기술이 제품의 일부가 된 현실을 법이 정면으로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제조물책임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자동차, 기계, 전자제품, 생활용품처럼 눈에 보이는 물리적 제품에 결함이 있고, 그 결함으로 인해 사람이 다치거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면 제조업자가 책임을 부담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제품은 더 이상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자동차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성능이 바뀝니다. 공장 설비는 AI 알고리즘으로 이상 징후를 판단합니다. 의료기기는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상태를 예측합니다. 가전제품은 클라우드와 연결되고, 산업용 장비는 원격으로 제어됩니다.

이제 제품의 안전은 철판의 두께나 볼트의 강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코드, AI 판단, 데이터 처리, 사이버보안, 업데이트 관리까지 제품 안전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EU 개정 제조물책임지침은 바로 이 변화를 법제도에 반영한 것입니다.


1. 이제 소프트웨어와 AI도 제조물입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제조물’의 범위 확대입니다.

개정 지침은 독립형 소프트웨어, AI 시스템, 제품에 포함되거나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 디지털 제조물까지 제조물책임의 범위에 포함합니다. 여기에는 3D 프린팅 파일과 같은 디지털 설계 자료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큰 변화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산업용 장비가 기계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제어 소프트웨어의 오류로 오작동하여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제 그 소프트웨어 역시 제조물책임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 사용자의 신체나 재산에 손해를 입혔다면, 기업은 단순히 “알고리즘의 문제였다”고 설명하는 것만으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집니다.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중요해집니다.

우리 제품에 소프트웨어가 포함되어 있는가.
AI 또는 자동 판단 기능이 있는가.
제품 출시 후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가.
업데이트로 인해 제품의 성능이나 안전성이 달라지는가.
외부 데이터나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결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해당 기업은 개정 PLD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2. 손해의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두 번째 변화는 배상 대상이 되는 손해의 확대입니다.

기존 제조물책임은 주로 신체 상해와 물리적 재산 손해를 중심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 지침은 현대 사회의 피해 양상이 훨씬 복잡해졌다는 점을 반영합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의학적으로 확인된 정신적 피해가 손해 범위에 포함됩니다.
둘째, 데이터의 손실 또는 훼손도 배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입니다.

기업용 장비나 디지털 서비스가 오류를 일으켜 고객의 데이터가 손상되거나 사라진 경우, 과거에는 전통적인 제조물책임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데이터 손실도 중요한 손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의료기기, 산업용 IoT 장비, 스마트팩토리 설비, 커넥티드카, AI 기반 검사 장비, 보안 장비, 클라우드 연동 제품을 제조하거나 공급하는 기업은 데이터 리스크를 단순한 IT 이슈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이제 데이터는 제품 안전과 제조물책임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3. 책임지는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세 번째 변화는 책임 주체의 확대입니다.

과거에는 제조업자가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과 디지털 제품 생태계에서는 한 제품이 여러 기업의 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하드웨어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플랫폼 운영자, 부품 공급자, 수입업자, 유통업자,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자, 제품을 개조하거나 리퍼브하는 업체가 모두 관여할 수 있습니다.

개정 PLD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책임 주체를 넓혔습니다.

특히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EU 역외 기업의 제품에 대한 책임 구조입니다.

한국 등 제3국 기업이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경우, EU 내 수입업자나 공식 대리인, 경우에 따라 물류 또는 유통 관련 경제 운영자에게도 책임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유럽 파트너의 문제가 아닙니다.

EU 내 수입업자나 대리인이 제조물책임 리스크를 부담하게 되면, 이들은 한국 제조사에게 더 엄격한 계약 조건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기술 문서 제출, 품질보증, 손해배상 조항, 보험 가입, 리콜 협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리 의무 등이 계약서에 더 강하게 반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개정 PLD는 유럽 현지 법률이지만, 실제 영향은 한국 기업의 수출 계약, 공급망 관리, 보험 조건, 품질관리 체계까지 미치게 됩니다.


4. 피해자의 입증 책임이 완화됩니다

이번 개정에서 기업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입증 책임의 완화입니다.

제조물책임 소송에서 피해자는 일반적으로 제품에 결함이 있었고, 그 결함 때문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AI, 소프트웨어, 복잡한 전자제어 시스템이 포함된 제품에서는 소비자가 그 구조를 이해하고 결함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내부 알고리즘, 소스코드, 설계 자료, 테스트 결과, 업데이트 이력은 대부분 기업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정 지침은 이러한 정보 비대칭을 고려합니다.

법원은 일정한 경우 결함이나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이 필요한 기술 자료를 공개하지 않거나 제출을 거부할 경우, 결함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앞으로는 “우리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평소에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제품 설계 단계의 위험성 평가, 시험성적서, 품질검사 기록, 소프트웨어 버전 관리, 업데이트 이력, 보안 취약점 대응 기록, 고객 불만 처리 내역, 리콜 판단 과정, AI 학습 및 검증 자료 등이 모두 중요한 방어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기록이 없으면 설명하기 어렵고, 설명하지 못하면 책임이 커질 수 있습니다.


5. 책임 기간도 길어질 수 있습니다

시효 규정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제품이 시장에 공급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원칙은 유지됩니다. 그러나 신체 손상이나 질병처럼 피해가 늦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최대 15년까지 연장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의료기기, 화학제품, 배터리, 장기간 사용하는 산업설비, 인체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에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제품을 판매하고 몇 년이 지났다고 해서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은 제품 수명주기 전체를 기준으로 책임을 관리해야 합니다. 출시 전 안전성 검토뿐 아니라 출시 후 모니터링, 고객 불만 분석, 사고 보고 체계, 부품 교체 이력, 업데이트 기록, 단종 후 지원 정책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제조물책임은 이제 판매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제품 생애주기 전체의 리스크가 되고 있습니다.


6. 한국 기업에 주는 의미

EU 개정 제조물책임지침은 유럽의 법제도입니다. 그러나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거나 유럽 기업과 거래하는 한국 기업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기업은 사전 점검이 필요합니다.

스마트기기,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배터리, 산업용 기계, 의료기기, 로봇, 드론, 보안 장비, AI 검사 장비,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IoT 장비,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제조설비를 유럽에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이들 기업은 더 이상 제품 안전을 하드웨어 품질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는 언제 업데이트되었는가.
업데이트 전후 안전성 검증은 이루어졌는가.
AI 판단 오류 가능성은 평가되었는가.
사이버 공격으로 제품 기능이 훼손될 가능성은 없는가.
고객 데이터가 손실될 경우 대응 절차는 있는가.
EU 내 수입업자와 책임 분담은 계약상 명확한가.
보험은 새로운 제조물책임 범위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7.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첫째,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야 합니다.

우리 제품 중 소프트웨어, AI, 디지털 파일, 클라우드 연동 기능이 포함된 제품이 무엇인지 분류해야 합니다. 단순한 기계 제품으로 보였던 장비도 실제로는 소프트웨어 제어, 센서 데이터, 원격 업데이트 기능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둘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합니다.

업데이트는 제품 개선 수단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결함을 만들 수 있는 리스크 요인입니다. 업데이트 전 테스트, 승인 절차, 배포 기록, 고객 통지, 업데이트 실패 시 복구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셋째, AI 기능에 대한 검증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AI가 제품 성능이나 안전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면 학습 데이터, 검증 절차, 오류 가능성, 한계 설명, 사용 조건 등을 문서화해야 합니다. AI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책임 소재를 흐리게 만드는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명확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넷째, EU 내 수입업자와 대리인 계약을 점검해야 합니다.

책임 주체가 확대되면 유럽 파트너들은 더 강한 면책 조항과 보증 조항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상 리콜 비용, 소송 대응, 기술 자료 제공, 보험 가입, 손해배상 한도 등을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다섯째, 제조물책임보험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기존 PL보험이 소프트웨어 오류, 데이터 손실, AI 관련 결함, 리콜 비용, 해외 소송 방어비용을 충분히 보장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사이버보험, 리콜보험, 임원배상책임보험과의 연계도 검토해야 합니다.

여섯째, BCP 관점에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제조물책임 사고는 단순한 배상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리콜, 생산 중단, 수출 중단, 평판 훼손, 거래처 이탈, 인증 문제, 공급망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 발생 시 누가 판단하고, 누가 고객에게 알리고, 누가 규제기관과 소통하며, 누가 생산과 물류를 조정할 것인지 사전에 정해 두어야 합니다.


8. 제조물책임은 법무팀만의 일이 아닙니다

제조물책임 리스크는 흔히 법무팀이나 품질팀의 업무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개정 PLD 시대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연구개발팀은 설계와 검증 자료를 남겨야 합니다.
품질팀은 시험과 검사 기록을 관리해야 합니다.
IT팀은 소프트웨어와 사이버보안을 책임져야 합니다.
영업팀은 고객 고지와 계약 조건을 점검해야 합니다.
구매팀은 부품 공급자의 책임을 확인해야 합니다.
법무팀은 계약과 소송 리스크를 관리해야 합니다.
보험 담당자는 보장 범위와 한도를 점검해야 합니다.
경영진은 이 모든 활동이 전사적으로 작동하도록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결국 제조물책임 관리는 전사적 리스크 관리입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좋은 제품임을 설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신속하고 책임 있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입니다.


9. 준비한 기업은 규제를 경쟁력으로 바꿉니다

규제는 늘 부담스럽습니다. 새로운 법이 생기면 문서가 늘고, 절차가 복잡해지며, 비용도 발생합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규제를 먼저 이해하고 대응하는 기업이 더 큰 신뢰를 얻습니다.

유럽의 고객과 파트너는 제품의 가격만 보지 않습니다. 안전성, 투명성, 책임 있는 대응 능력, 데이터 보호, 소프트웨어 관리, 공급망 신뢰성을 함께 봅니다.

따라서 이번 EU 개정 제조물책임지침은 위협이면서 동시에 기회입니다.

준비하지 않은 기업에는 비용이 됩니다.
그러나 준비한 기업에는 신뢰가 됩니다.
신뢰는 계약이 되고, 계약은 시장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이제 제조물책임은 공장에서 출고되는 물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품 안의 코드, AI의 판단, 업데이트 이력, 데이터 관리, 사이버보안, 유럽 내 대리인과의 계약, 보험과 BCP까지 모두 연결된 복합 리스크가 되었습니다.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거나 진출을 계획 중인 기업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 제품은 개정 PLD의 영향을 받는가.
제품의 결함 가능성을 설명할 자료가 있는가.
소프트웨어와 AI의 변경 이력을 관리하고 있는가.
EU 파트너와 책임 구조가 명확한가.
보험과 BCP는 실제 사고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곧 기업의 리스크 관리 수준을 높이는 과정입니다.

새해의 리스크 관리는 멀리 있는 위기를 예측하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이미 다가온 제도 변화에 성실히 대응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EU 개정 제조물책임지침을 단순한 법률 뉴스로 넘기지 마시고, 우리 기업의 제품 안전, 디지털 관리, 공급망 책임, 보험, BCP를 함께 점검하는 계기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1월 1일 토요일

제조물책임 판례로 배우는 기업의 위험관리

대법원 주요 17건이 기업에 남긴 Risk Management의 교훈

제품 하나가 시장에 나가기까지 수많은 판단이 이루어집니다. 어떤 재료를 사용할 것인지, 어느 정도의 안전성을 확보할 것인지, 예상 가능한 오사용까지 설계에 반영할 것인지, 소비자에게 어떤 위험을 경고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하면 그동안의 판단은 법정에서 다시 검토됩니다.

우리나라 제조물책임법은 2000년 제정되어 2002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후 제조물책임을 둘러싼 대법원 판례들은 단순히 ‘누가 손해를 배상할 것인가’를 넘어 기업이 제품의 위험을 어디까지 예측하고 관리해야 하는가에 관한 중요한 기준을 축적해 왔습니다.

특히 판례를 살펴보면 제조물책임은 제조공정의 불량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설계, 제조, 품질관리, 시험·검증, 사용설명서, 경고, 유통, 사고 대응, 해외 판매, 보험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전체 Risk Management System과 연결됩니다.

여기서는 제조물책임 및 그 주변 법리를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는 대법원 주요 판례 17건을 살펴봅니다.


1. 세탁기 어린이 익사 사건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2다42087

세탁기 내부의 물에 어린이가 빠져 사망한 사고를 둘러싸고 제품의 안전성과 제조자의 책임이 문제된 사건입니다.

이와 같은 생활제품 사고가 기업에 던지는 핵심 질문은 분명합니다.

“정상적인 사용뿐 아니라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오사용까지 어디까지 고려해야 하는가?”

제품 안전관리에서는 소비자가 설명서대로 행동할 것이라는 전제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어린이·노약자 등 취약한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foreseeable misuse, 즉 ‘합리적으로 예견 가능한 오사용’ 역시 중요한 위험관리 대상이 됩니다.


2. 헬리콥터 추락 사건

대법원 2003. 9. 5. 선고 2002다17333

제조물책임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판례입니다.

대법원은 설계상 결함을 판단할 때 제품의 특성과 용도, 사용자의 기대, 예상되는 위험, 사용자의 위험 인식과 회피 가능성, 합리적인 대체설계의 가능성과 경제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제조상·설계상 결함이 없더라도 적절한 설명이나 지시·경고를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는데 이를 하지 않았다면 표시상의 결함이 문제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것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은 서로 다른 책임입니다.


3. 자동차 급발진 사건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자동변속기 차량의 급발진 주장과 관련하여 제조물의 결함과 입증책임, 합리적 대체설계, 경고의 적절성 등이 다뤄졌습니다.

대법원은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제조자의 배타적 지배 영역에 속하는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등의 간접사실이 증명된다면 결함과 인과관계에 관한 소비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법리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건에서는 차량 결함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례는 PL 사고에서 결국 기술적 증거와 사고 데이터의 보존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4. 비료 사용 후 장미 피해 사건

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5다3136

농업용 제품과 같이 사용조건과 환경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제조물에서는 제품 자체의 품질뿐 아니라 사용방법과 위험정보의 전달이 중요합니다.

기업의 위험관리 관점에서는 제품을 판매하는 순간 책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고려한 설명과 정보제공 체계까지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사례입니다.


5. 감기약 ‘콘택 600’ 부작용 사건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다52287

의약품의 부작용과 제조물책임이 문제된 대표적 사건입니다.

의약품은 정상적으로 제조되더라도 본질적으로 부작용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법원은 효용과 위험, 대체설계 가능성, 위험의 알려진 정도, 경고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서 기업이 주목해야 할 것은 Post-Market Surveillance, 즉 출시 이후 안전성 관리입니다.

출시 당시 적법했다는 사실만으로 제품의 전 생애주기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6. 혈액제제와 바이러스 감염 사건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8다16776

혈액제제와 바이러스 감염 사이의 인과관계 및 제조·공급자의 책임이 문제된 사건입니다.

의약품·바이오 제품처럼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피해자가 구체적인 제조공정과 결함을 직접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업에게는 원재료 관리, 검사 결과, 제조기록, Lot 추적, 품질관리 자료 등 Traceability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방어수단이 됩니다.


7. 자동차 급발진 주장과 판매자의 책임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다72045

차량 사고 이후 판매자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제조물책임에서 인정되는 증명책임 완화 법리를 판매자의 하자담보책임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됐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원칙적으로 부정했습니다.

이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제조사·수입사·판매사의 책임이 동일한 법리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Supply Chain에서 각 당사자의 법적 지위와 계약상 책임을 사전에 구분해 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8. 베트남전 고엽제 사건

대법원 2013. 7. 12. 선고 관련 사건

고엽제 제조기업과 베트남전 참전군인의 피해를 둘러싸고 제조물의 범위, 결함, 인과관계와 제조기업의 책임 등이 광범위하게 다뤄졌습니다.

특정 국가나 특정 구매자를 위해 공급된 물품이라고 하더라도 제조물책임 논의에서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기업에게는 특수 목적 제품과 B2B 제품도 PL Risk의 예외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판례입니다.


9. 로타바이러스 백신과 송아지 집단 폐사 사건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다88870

로타바이러스 예방백신 사용 후 태어난 송아지들이 집단 폐사하면서 백신의 하자와 인과관계가 문제됐습니다.

대법원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제품의 경우 소비자가 구체적인 결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일정한 요건 아래 증명책임을 완화할 수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백신의 하자를 추단하기에 충분한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고 발생과 제품 결함은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 역시 위험관리자가 기억해야 할 대목입니다.


10. 석면 함유 베이비파우더 사건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38417

석면이 함유된 베이비파우더 문제와 관련하여 소비자들이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이 판례는 제조사의 PL 책임을 직접 인정한 판례라기보다는 의약외품·소비제품의 안전과 규제기관의 권한 행사 및 국가배상책임이 문제된 사건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기업의 관점에서는 제품사고가 제조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기관, 공급망, 원재료 안전성, 리콜 및 소비자 신뢰 문제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11. 담배 흡연과 건강침해 사건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다22092

장기간의 흡연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담배의 결함 및 제조기업의 책임 등이 쟁점이 됐습니다.

이 사건은 제조물책임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인 장기간에 걸친 노출과 인과관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제품의 위험이 사고 순간에 나타나지 않고 수년 또는 수십 년 후 나타나는 산업에서는 과거의 연구자료와 경고 내용, 당시의 기술 수준까지 미래의 소송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12. 해외 제조물책임과 국제재판관할 사건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다21737

국내에서 제조된 전기압력밥솥이 미국에서 판매된 뒤 제조물책임 문제가 발생하면서 미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이 쟁점이 됐습니다.

대법원은 제조업자가 해당 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그 지역 법원에 제소될 것을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 관련성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판단했습니다.

수출기업에는 특히 중요한 판례입니다.

제품을 해외에 판매한다는 것은 상품만 국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Liability Risk도 함께 국경을 넘는다는 의미입니다.


13. 제조물 자체 손해와 영업손실 사건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4824

제조물의 결함으로 발생한 영업손실이 제조물책임법상 손해에 포함되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대법원은 제조물 자체에 발생한 손해뿐 아니라 그 결함 때문에 발생한 영업손실 역시 ‘제조물에 대하여만 발생한 재산상 손해’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제조물책임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례는 기업보험 관점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PL보험, 재산보험, 기계보험, 기업휴지(BI)보험은 서로 같은 손해를 담보하는 보험이 아닙니다.


14. 혈액제제 바이러스 감염 사건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3다26708 외

혈액제제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하여 다시 제조·공급자의 책임과 인과관계가 다뤄졌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은 제품 안전에서 제조공정 관리뿐 아니라 원재료의 출처, 검사기술,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 위험정보의 축적과 전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은 Risk Control의 실패가 장기간의 집단소송과 평판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15. 자동차 급발진 관련 형사사건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도5389

급발진을 주장하는 교통사고에서 운전자의 형사책임과 사고원인이 쟁점이 된 사례입니다.

민사 제조물책임 사건과 직접 동일한 법리는 아니지만, 제품 결함을 주장하는 사고에서는 민사·형사·보험조사가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기업은 중대 제품사고 발생 시 초기 단계부터 법무·품질·기술·보험·홍보 부서가 공동으로 사고 대응체계를 가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16. 가습기살균제 사건

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7도13628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와 관련하여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표시·광고 문제 등이 다뤄진 대표적인 형사사건입니다.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제품이 시장에 공급될 경우 손해배상 차원을 넘어 경영진과 실무자의 형사책임, 리콜, 평판훼손, 사업중단 등으로 위험이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기업 위험관리에 남긴 메시지는 무겁습니다.

안전성 검증은 출시를 늦추는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존속을 지키는 투자입니다.


17. 열병합발전설비 가스터빈 블레이드 파손 사건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7다1448

열병합발전설비의 가스터빈 압축기 블레이드가 파단되면서 다른 블레이드와 부품까지 손상된 사고입니다.

대법원은 파손된 블레이드가 가스터빈의 구성 부품이고 손상된 부분 역시 가스터빈의 다른 구성 부분이라면 수리·교체 비용은 제조물 ‘자체’에 발생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제조물책임 법리에 따른 손해배상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았습니다.

산업설비를 다루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살펴볼 판례입니다.


17건의 판례에서 읽는 6가지 Risk Management Insight

17건의 판례를 하나씩 보면 사건은 모두 다릅니다. 세탁기, 자동차, 헬리콥터, 의약품, 백신, 담배, 혈액제제, 가습기살균제, 발전설비까지 제품의 성격도 전혀 다릅니다.

그러나 기업 위험관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몇 가지 공통된 흐름이 보입니다.

첫째, 제품안전은 제조공정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설계상의 결함, 제조상의 결함, 표시·경고상의 결함까지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둘째, ‘법규를 지켰다’는 것과 ‘안전한 제품이다’라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기술 수준의 변화와 새롭게 발견되는 위험정보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합니다.

셋째, Documentation이 곧 Risk Management입니다.
설계검토, 시험성적, 품질검사, 원재료 추적, 변경관리, 경고문 검토, 소비자 불만과 사고정보가 체계적으로 기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넷째, 사고가 발생한 뒤의 대응도 제조물책임 관리의 일부입니다.
사고조사, 증거보존, 리콜 판단, 관계기관 보고,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하나의 Crisis Management 체계로 관리해야 합니다.

다섯째, 공급망 전체를 보아야 합니다.
원재료 공급자, 제조사, OEM·ODM 업체, 수입업자, 유통업자와 판매자의 책임이 서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여섯째, 보험은 마지막 방어선입니다.
PL보험만 가입했다고 모든 제품사고 손실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리콜비용, 제조물 자체 손해, 기업휴지손실, 해외소송비용 등은 별도의 보험조건과 담보구조를 검토해야 합니다.


판례가 기업에 묻는 질문

제조물책임 판례를 읽다 보면 법원이 기업에 던지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그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습니까?
예상했다면 줄일 방법이 있었습니까?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렸습니까?
그리고 그 과정을 증명할 기록이 남아 있습니까?

Risk Management는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을 피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위험을 발견하고, 설계와 공정을 바꾸고, 필요한 경고를 제공하며, 그래도 남는 위험은 계약과 보험으로 이전하는 일련의 경영 과정입니다.

대법원의 제조물책임 관련 17개 판례는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좋은 제품은 잘 작동하는 제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예측 가능한 위험을 통제하고, 그 통제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기업의 제조물책임 관리는 법무팀만의 일이 아닙니다.
R&D에서 시작하여 생산·품질·구매·영업·법무·보험을 거쳐 최고경영진까지 연결되는 전사적 위험관리의 문제입니다.

제품은 공장에서 완성되지만,
제품의 책임은 시장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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