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보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휘발유, 경유, 등유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정유사 S사와 H사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심의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중동 전쟁 직후인 올해 3월까지 4년여간 판매가격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가격을 담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담합 관련 매출은 44조 1,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담합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의견이며 위원회의 최종 판단이 아닙니다. 두 회사는 8주 안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고, 한 회사는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다른 회사는 담합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글은 유무죄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이 보여주는 공정거래법 위반의 무게를 살피려는 것입니다.
- 기업에 미치는 영향
첫째, 과징금은 이익이 아니라 매출에 매겨집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종전 기준인 관련 매출액의 3%에서 10.5% 미만을 단순 적용하면 최대 4조 6,000억 원대가 산출될 수 있습니다. 담합으로 얻은 이익이 얼마였든, 계산의 출발점은 44조 원입니다.
둘째, 과징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담합 피해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공정거래법은 담합에 대해 손해액의 3배 이내 배상 책임을 두고 있습니다. 행정 제재 뒤에 민사 소송이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셋째, 제재 환경이 달라졌습니다. 올해 개정된 과징금 고시는 중대한 담합의 부과기준율을 관련 매출액의 15%에서 18%로 끌어올렸고,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은 늘리고 조사 협조에 따른 감경은 줄였습니다. 과징금을 사업 비용으로 여기던 계산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넷째, 신뢰의 손실입니다. 국제 정세가 불안한 시기에 국민 생활과 직결된 기름값을 두고 제기된 혐의입니다. 최종 판단과 무관하게 평판의 비용은 이미 발생하고 있습니다.
- 경영자에게 미치는 영향
첫째, 형사책임입니다. 부당한 공동행위는 회사만이 아니라 행위에 관여한 개인도 징역이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검찰 수사도 함께 진행된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둘째, 회사에 대한 배상책임입니다. 대법원은 담합으로 회사가 과징금을 부담한 사안에서, 담합을 직접 지시하지 않은 대표이사에게도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고 감시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몰랐다는 말은 면책 사유가 아니라, 왜 모를 수밖에 없는 조직을 두었느냐는 물음으로 되돌아옵니다.
셋째, 보험의 한계입니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은 방어비용과 배상책임을 덜어줄 수 있으나, 과징금과 벌금, 고의적 위법행위는 통상 보상 대상이 아닙니다. 경영자가 마지막에 기댈 수 있는 것은 보험증권이 아니라 평소의 감독 기록입니다.
- 인사이트
정보 교환만으로도 위반이 됩니다. 심사관은 이번 사건에 가격담합과 함께 정보교환 금지 규정을 적용했고, 주된 행위는 정보교환이라고 보았습니다. 가격을 합의한 적이 없다는 항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경쟁사 담당자와 주고받는 일상적인 가격 정보가 바로 그 위험입니다.
위기는 담합의 유혹이 커지는 때입니다. 공정위는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변한 것이 정보교환의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경쟁사의 움직임을 알고 싶어지는 법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이 흔들릴 때야말로 준법 점검을 강화해야 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과점 시장은 늘 감시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정유 4사가 시장의 약 98%를 차지하고, 두 회사의 점유율은 약 50% 수준입니다. 참여자가 적은 시장에서는 작은 접촉도 크게 읽힙니다.
담합은 안에서 무너집니다. 한 회사는 일부 혐의가 경쟁사 관계자의 진술에 기초한 것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위는 심의에서 가려질 일이나, 분명한 것은 담합의 가장 큰 위험이 바로 상대방이라는 점입니다.
기업이 할 일은 분명합니다. 경쟁사 접촉의 기준과 기록 절차를 정하고, 영업 조직의 메신저와 모임을 포함해 교육하며, 자율준수 프로그램이 문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사가 시작된 뒤 자료를 지우는 일은 문제를 덮는 것이 아니라 하나 더 만드는 것입니다.
맺으며
4년 동안 하루 평균 약 300억 원의 매출이 이 혐의에 걸려 있습니다. 영업 현장의 누군가에게는 그저 전화 한 통, 메시지 한 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한 줄의 값이 얼마인지를, 이 사건은 조 단위의 숫자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2026년 10월 7일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및 주요 언론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