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0일 토요일

2026년 식음료·건강기능식품 리콜 동향과 리스크 관리

들어가며

식품 리콜은 더 이상 드문 사고가 아닙니다. 원료 한 가지의 오염이 수십 개 브랜드의 회수로 번지고, 표시 하나의 누락이 전량 회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6년 한 해 국내외에서 발생한 식음료·건강기능식품 결함 및 회수 사례를 정리하고, 이것이 제조·유통 기업의 리스크 관리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사례: 곰팡이 독소, 식중독균, 함량 미달

가장 최근의 사례는 견과류에서 나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월 17일 경기도 소재 A사가 소분·판매한 국산 볶음땅콩 일부를 판매 중단하고 회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제품에서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이 기준치를 넘어 검출된 데 따른 조치이며, 회수 대상 제품의 생산량은 총 423kg입니다.

여름철에는 미생물과 표시 위반 사례가 집중되었습니다. 식약처 수입식품정보마루 공지에 따르면 7월 29일 식중독균이 검출된 조미건어포, 7월 31일 3-MCPD가 초과 검출된 수입 간장과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표시하지 않은 소스, 8월 5일에는 알레르기 유발물질 미표시 즉석조리식품이 잇달아 회수되었습니다. 앞서 4월에는 경기도 소재 B사가 제조·판매한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에서 식중독균인 바실루스 세레우스가 검출되어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건강기능식품에서는 ‘효능의 결함’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식약처가 가정의 달을 앞두고 실시한 점검에서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등 국내 유통 건강기능식품 202건을 수거·검사한 결과, 오메가3 및 복합영양소 제품 2건이 표시된 함량 기준에 미달해 회수·폐기 조치되었습니다. 6월 발표된 후속 점검에서도 미국산 오메가-3 제품 1건이 붕해시험 부적합 판정을 받아 회수·폐기가 요청되었고, 통관단계 정밀검사 244건 중 3건이 기능성분 등 함량 부족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회수 명령이 곧 회수 완료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소 오래된 자료이지만,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위해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명된 99개 제품의 총 출고량은 15만9,832kg에 달했으나 실제 회수량은 31.0%인 4만9,481kg에 그쳤습니다. 회수되지 못한 나머지 약 70%는 그대로 소비자의 손에 남게 되며, 기업 입장에서는 이것이 잠재적 배상책임으로 남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에 정부는 정보 전달 체계를 보강하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에도 QR을 도입해 의약품 병용 섭취 주의사항 등을 안내하고, 행정안전부 ‘국민비서 구삐’ 서비스를 통해 위해식품 회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8월)고 밝혔습니다.

해외 사례: 역대급 리콜 건수와 감독 공백

미국의 상황은 보다 심각합니다. AP통신이 보도한 FDA 수치에 따르면 이번 연방 회계연도 중 발표된 식품 리콜은 480건을 넘어섰으며, 이는 이미 직전 5개 회계연도 중 4개 연도를 웃도는 규모입니다. 같은 기간 FDA의 해외 식품시설 점검은 2019년 대비 약 35% 감소했고, FDA 인력은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약 22% 줄었습니다. 리콜은 늘고 감독은 줄어든 것입니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은 결국 기업 스스로의 품질관리와 재무적 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분유였습니다. 미국의 한 유기농 분유업체(이하 C사)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 오염 가능성을 이유로 시중에 유통 중인 분유 전 로트를 자발적으로 회수했습니다. FDA와 CDC는 2026년 6월 12일 회사에 연락해 해당 분유를 섭취한 영아의 보툴리누스증 3건을 통보했고, 세 영아는 캘리포니아·워싱턴·펜실베이니아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후 FDA와 CDC는 최종적으로 3개 주에서 4건의 영아 보툴리누스증을 확인했으며, 4명 모두 입원했으나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제품이 미국 전체 분유 판매량의 1% 미만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점유율이 낮다고 해서 리콜의 충격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품이 존속하기 어려운 수준의 타격은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찾아옵니다.

같은 해 5월에는 뉴질랜드의 한 유제품 기업(이하 D사)도 미국 시장에서 회수에 나섰습니다. D사는 미국 판매용 분유 3개 배치를 세레울라이드 검출을 이유로 자발적 회수했습니다. 세레울라이드는 바실루스 세레우스 일부 균주가 생성하는 내열성 독소로, 뜨거운 물로 분유를 타도 제거되지 않습니다. 이 사안은 단일 기업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13일 여러 국제 유통 브랜드의 배치에서 세레울라이드가 검출된 이후 분유 등 제품에 대한 다국가 회수가 시작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원료 공급망을 타고 번지는 리콜도 두드러졌습니다. 미국의 한 음료 제조대행업체(이하 E사)는 여러 브랜드로 판매된 스페셜티 음료 믹스를 살모넬라 오염 가능성으로 대거 회수했는데, 원인은 원료로 쓰인 오염된 탈지분유였습니다. 건강식품 원료 분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한 온라인 식품업체(이하 F사)는 FDA 검사에서 유기농 그린 파우더 샘플에서 살모넬라가 검출되자 케일·밀싹·스피루리나 등 그린 파우더 제품을 회수했고, 또 다른 업체(이하 G사)의 유기농 모링가 잎 분말 회수는 2026년 모링가 분말 관련 연방 식중독 조사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또한 냉동 블루베리 관련 E. coli O145:H28 집단발병 조사는 17명의 환자와 6명의 입원으로 이어졌고, 회수 범위는 대형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PB) 혼합 베리 제품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사례가 말하는 것: 리콜 리스크의 세 가지 특징

첫째, 원인은 내 공장 밖에 있을 수 있습니다. 탈지분유 하나가 음료 믹스 여러 브랜드를 멈춰 세웠고, 세레울라이드는 국경을 넘어 다수 분유 브랜드의 회수로 번졌습니다. 완제품 제조사가 원료 결함의 책임과 비용을 함께 떠안는 구조입니다.

둘째, 피해가 없어도 비용은 발생합니다. C사는 회수 당시 자사 분유에서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D사 역시 보고된 환자가 없는 상태에서 회수를 단행했습니다. 예방적 회수라 하더라도 물류, 폐기, 소비자 환불, 매장 재고 철수, 광고 중단에 드는 비용은 고스란히 기업의 몫이 됩니다.

셋째, 건강기능식품은 ‘함량 미달’ 자체가 결함입니다. 오염이 없더라도 표시된 기능성분이 부족하면 회수 대상이 됩니다. 기능성을 판매하는 산업에서 품질 편차는 곧 리콜 리스크입니다.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리콜 비용은 흔히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제품 결함으로 소비자에게 신체적·재산적 피해가 발생했을 때의 배상책임으로, 생산물배상책임보험(PL보험)이 대응합니다. 다른 하나는 피해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결함 제품을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데 드는 비용으로, 이는 일반적인 PL보험의 담보 범위 밖에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수 비용, 폐기 비용, 재생산 비용, 매출 손실, 위기관리 컨설팅 비용 등을 다루는 것이 리콜보험(제품회수비용보험) 또는 오염제품보험입니다.

앞서 살펴본 사례들은 대부분 후자의 영역에서 비용이 먼저 발생했습니다. 피해자가 나오기 전에 회수가 시작되었고, 원료 공급사의 결함이 완제품 제조사의 회수로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식음료·건강기능식품 기업이라면 다음 사항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현재 가입한 PL보험이 회수 비용을 담보하는지, 별도의 리콜보험이 필요한지
  • 원료 공급사와의 계약에 결함 책임 및 회수 비용 분담 조항이 있는지
  • 수출 제품의 경우 현지 규제당국의 회수 명령과 해외 소송에 대응 가능한 담보 지역이 설정되어 있는지
  • 로트 추적, 회수 연락망, 위기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맺으며

리콜은 품질관리의 실패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신속한 회수는 오히려 소비자 신뢰를 지키는 책임 있는 대응입니다. 문제는 그 책임을 감당할 재무적 체력입니다. 리콜 건수는 늘고 감독 공백은 커지는 지금, 회수 결정을 주저하지 않을 수 있는 준비가 곧 브랜드를 지키는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SBS Biz, 「식약처, ‘아플라톡신 초과 검출’ 국산 볶음땅콩 회수」(2026.9.17)
  •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 보도참고자료(2026.7.29~8.5)
  • 데일리팜, 「다이어트 식품에서 식중독균 검출…식약처, 긴급 회수」(2026.4.14)
  • 메디팜헬스뉴스, 「건강기능식품 허위 과대 광고 ‘여전’」(2026.4.30)
  • 라이브스뉴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업체 2,785곳 점검」(2026.6)
  • 데일리팜, 「건기식 부작용 늘어나는데 위해제품 회수율 30%」(2020.10.13)
  • 다자비 보험매거진, 「식약처, 2026년 하반기 주요 업무 보고」
  • Black America Web, “20 Major Food Products Recalled in 2026”(2026.9.21)
  • 미국 FDA 분유 리콜 공지(2026.5~6)
  • Newstalk ZB, 미국 판매용 분유 회수 관련 보도(202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