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시민구단인 G구단에서 금융계좌 담당 직원이 80억 원이 넘는 공금을 횡령한 정황이 G시 특별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대표이사는 7월 18일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G시는 사실관계와 조사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했습니다. 현재 경찰 수사와 특별감사가 함께 진행 중입니다. 아직 수사 단계이므로 금액과 경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이 사건의 윤곽은 뚜렷합니다.
1. 사건의 특징
첫째, 한 번의 사고가 아니라 3년에 걸친 반복입니다. 횡령은 2023년, 2025년, 2026년 세 차례에 걸쳐 파악되었습니다. 첫 횡령에서 발견까지 3년이 흘렀습니다.
둘째, 금액이 가파르게 불어났습니다. 2023년 1억 8,000만 원이 2025년에는 23억~24억 원으로 열세 배 안팎이 되었고, 2026년에는 한 해가 다 가기도 전에 58억 원을 넘겼습니다. 발각되지 않은 부정은 멈추지 않고 커집니다.
셋째, 2024년의 공백입니다. 그해에만 횡령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해당 직원이 관련 업무를 맡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통제가 제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자리에 달려 있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더 무거운 대목은 그 공백의 해에도 2023년의 횡령이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넷째, 재원이 세금입니다. G구단은 시민구단입니다. 손실은 장부에서 끝나지 않고 시민의 신뢰로 번집니다.
다섯째, 물러나는 것조차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대표이사는 관리와 감독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의를 밝혔으나, 임명권자는 수습이 먼저라고 판단했습니다.
2. 인사이트
80억 원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세 번의 기회가 있었고, 그때마다 금액은 커졌습니다. 이 사건이 묻는 것은 한 직원의 일탈이 어떻게 가능했는가보다, 조직이 왜 3년 동안 알지 못했는가입니다.
직무 분리는 불신의 표현이 아닙니다. 계좌를 움직이는 사람과 그 기록을 대조하는 사람이 같다면, 통제는 그 사람의 양심에 맡겨진 셈입니다. 이중 승인, 독립된 잔액 대사, 제3자의 계좌 조회는 직원을 의심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직원을 유혹에서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담당자 교체는 가장 값싼 탐지 수단입니다. 2024년은 과거의 횡령을 찾아낼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인수인계 때 잔액을 실사하고 전임자의 거래를 검증하는 절차가 있었다면 23억 원과 58억 원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작은 조직일수록 보완 통제가 필요합니다. 인력이 적으면 겸직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외부 감사의 주기를 줄이고, 출자기관의 정기 점검과 금융기관의 거래 알림 같은 바깥의 눈을 빌려야 합니다. 예산을 주는 기관이 감독도 함께 설계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사퇴는 책임의 완성이 아닙니다. 사직 반려는 책임을 지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떠나는 것이 책임이라면, 남아서 사실을 밝히고 손실을 수습하는 일은 누구의 몫이겠습니까.
보험의 역할과 한계도 짚어 둘 만합니다. 신원보증보험이나 범죄보험은 임직원의 부정행위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는 수단이고, 임원배상책임보험은 감독 책임을 둘러싼 배상청구에 대비하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가입 금액이 실제 손실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잃어버린 신뢰는 어떤 약관으로도 담보되지 않습니다. 보험은 통제가 작동한 뒤에 남는 위험을 다루는 것이지, 통제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맺으며
대표이사는 사과문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회계와 내부통제 시스템이 더 투명하게 개선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옳은 방향입니다. 다만 그 개선이 사건 이전에 이루어졌어야 했다는 사실은 남습니다. 내부통제의 값은 늘 사고가 난 뒤에야 계산됩니다.
참고: 2026년 8월 6일 머니투데이 보도